월 실수령 290만원, 고정비가 150에서 180으로 올랐습니다

인터넷에 “월 300만원 직장인은 이렇게 나누세요” 같은 글이 많습니다. 50:30:20, 6:3:1 같은 법칙들. 다 깔끔해 보입니다.

저희 집은 그렇게 안 굴러갑니다. 그리고 최근에 가계를 다시 들여다보다가 좀 놀랐습니다.

고정비가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올라 있었습니다.

놀란 이유

제가 놀란 건 30만원이 늘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늘어난 걸 모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사이에 저는 통신비를 줄였습니다. 요금제를 낮추고 OTT를 정리해서 매달 3만원 정도를 줄였습니다.

줄였는데 총액은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데서 30만원 넘게 늘어난 겁니다.

30만원은 어디서 늘었나

추적해보니 제가 고정비로 분류하지 않던 항목이 문제였습니다.

항목예전 인식지금
전세 대출 이자고정비고정비 (금리 따라 변동)
관리비·공과금고정비고정비
통신비·보험료고정비고정비 (줄임)
어머니 의료비변동비사실상 고정비

어머니 의료비를 저는 계속 “이번 달에 나간 돈” 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달 나갑니다. 금액이 들쭉날쭉할 뿐이지 안 나가는 달이 없습니다.

매달 나가는데 변동비로 분류하면, 그건 가계에서 안 보이는 돈이 됩니다.

이게 제가 상반기 결산에서 어머니 의료비가 매달 나갔는데 의식조차 못 하고 있었다 고 적었던 것의 실체였습니다.

지금 고정비 구조

항목성격
전세 대출 이자가장 큰 항목. 금리 따라 변동, 제가 못 줄임
관리비·공과금계절 영향. 여름·겨울에 큼
어머니 의료비매달 발생. 금액 변동
통신비정리 완료
보험료
구독 서비스정리 완료

합계 월 180만원 안팎. 실수령 290만원의 약 62%입니다.

수입의 60% 이상이 손도 못 대고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예전에 이 비중을 계산했을 때는 절반 정도였는데, 그 사이 10%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나머지 110만원

항목내용
식비·외식가장 큰 변동 항목
경조·취미·여가40대라 경조사가 석 달에 1~2건
부모님 용돈어머니 정기 용돈. 형과 분담
저축·투자ISA. 정해진 금액 없이 “남으면”

이 가계의 문제 넷

① 매달 자동 저축 구조가 없습니다
“남으면 저축”인데, 고정비가 62%가 되면서 남는 달이 줄었습니다. 이게 가장 큰 약점입니다.

② 진짜 비상자금이 없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이 안전판 역할을 하지만 그건 제 돈이 아닙니다. 신용점수를 조회해보고 오히려 더 분명해진 부분입니다.

③ 고정비 상승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이게 이번에 알게 된 가장 큰 문제입니다. 30만원이 오르는 동안 저는 몰랐습니다. 매달 그때그때 보면 안 보이고, 몇 달을 묶어서 봐야 보입니다.

④ 연금 항목이 비어 있습니다
연금저축·IRP 미가입 상태입니다. 다만 이건 최근에 방향을 잡았습니다.

비슷한 소득 구간에 계신 분께

① 고정비 비중부터 계산해보세요
50:30:20 같은 법칙보다 이게 먼저입니다. 수입 대비 고정비가 몇 %인지. 60%가 넘으면 저축 여력이 구조적으로 없습니다. 의지 문제가 아닙니다.

② “매달 나가는데 변동비로 분류한 것”이 있는지 보세요
저는 어머니 의료비가 그랬습니다. 부모님 의료비, 자녀 학원비, 반려동물 병원비처럼 금액이 들쭉날쭉하지만 안 나가는 달이 없는 항목은 고정비로 옮겨야 실체가 보입니다.

③ 반년에 한 번은 고정비만 따로 비교해보세요
매달 보면 “이번 달도 비슷하네”입니다. 6개월 전과 나란히 놓아야 30만원이 오른 게 보입니다.

④ 줄인 것과 늘어난 것을 같이 보세요
저는 통신비를 줄이고 뿌듯해했는데, 총액은 오히려 늘어 있었습니다. 한 항목만 보면 착시가 생깁니다.

직접 해보는 법 — 고정비 점검 30분

제가 한 방식을 그대로 적습니다. 준비물은 카드 명세서와 통장 거래내역 6개월치입니다.

1단계 — 자료 뽑기

자료어디서
카드 명세서 6개월치카드사 앱 → 이용내역
자동이체·자동결제 목록어카운트인포 → 계좌자동이체·카드자동납부 통합관리
대출 이자 내역은행 앱

어카운트인포를 먼저 보세요. 숨은 돈을 찾는 조회처는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기억으로 적으면 반드시 빠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2단계 — 분류 기준 정하기

여기가 제가 틀렸던 부분입니다.

기준분류
매달 나가고 금액도 일정고정비
매달 나가는데 금액이 들쭉날쭉고정비 ← 여기가 함정
어떤 달은 아예 안 나감변동비

“금액이 변한다”와 “안 나가는 달이 있다”는 다릅니다. 어머니 의료비는 금액이 변할 뿐 안 나가는 달이 없었습니다. 그걸 변동비로 분류해서 몇 달을 못 봤습니다.

같은 함정에 걸리기 쉬운 항목들입니다.

  • 부모님 의료비·약값
  • 자녀 학원비, 교재비
  • 반려동물 병원비·사료
  • 차량 유지비(주유·주차)
  • 정기 후원금

3단계 — 6개월 평균 내기

들쭉날쭉한 항목은 한 달치만 보면 안 됩니다. 6개월 합계를 6으로 나눈 값을 고정비에 넣으세요. 그게 실제 부담입니다.

4단계 — 비중 계산

고정비 총액 ÷ 월 실수령 × 100

저는 62%였습니다. 이 숫자 하나가 “왜 저축이 안 되는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비중상태
50% 미만저축 여력 있음
50~60%빠듯하지만 관리 가능
60% 이상의지로는 저축 불가. 구조를 바꿔야 함

※ 이 구간은 제가 임의로 나눈 기준입니다. 정해진 표준이 아닙니다.

5단계 — 반년 뒤 다시

한 번 재는 건 의미가 절반입니다. 6개월 뒤에 같은 방식으로 다시 재서 나란히 놓아야 “30만원이 올랐다”가 보입니다. 저는 이걸 안 해서 몇 달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것

고정비 180만원 중에 제가 당장 줄일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전세 대출 이자는 금리를 제가 정하는 게 아니고, 어머니 의료비는 줄일 항목이 아닙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줄이는 게 아니라, 나머지에서 먼저 떼는 것.

통신비·구독을 정리해서 생긴 3만원을 자동이체로 묶었습니다. 금액은 우습게 적습니다. 다만 “남으면 저축”에서 “먼저 떼기”로 구조가 바뀐 게 이번 점검의 실제 소득입니다.

고정비가 62%인 가계에서 의지로 저축하는 건 안 됩니다. 구조로 해야 합니다.


⚠ 본문의 금액과 비율은 저희 가계 기준이며, 거주 형태·가족 구성·부양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본문은 특정 재무 전략을 권하는 글이 아니며, 각자 본인 케이스에 맞게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서 참고한 자료

제 가계 점검 경험 (40대 직장인, 월 실수령 약 290만원, 전세 거주, 어머니 의료비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