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살면서 전세 보증금 모으기: 현실적으로 얼마나 걸리는지 계산해봤습니다

연구소장 준혁 / 직장인 금융 해설


저는 현재 수도권에서 월세 55만원짜리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관리비까지 합치면 매달 주거비로 약 67만원 정도 나갑니다. 월 실수령 280만원의 약 24%가 집값으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매달 67만원을 내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돈이면 전세 대출 이자를 내고도 남지 않을까?”

전세로 가면 월세가 사라지고, 대출 이자만 내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세 보증금입니다. 경기 성남이나 용인 쪽 원룸·투룸 전세가 8천만원에서 1억 4천만원 수준인데, 여기서 전세대출을 받더라도 자기 자본금이 최소 2~3천만원은 있어야 합니다.

현재 제 순자산으로 그게 가능한지,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현재 자산 현황부터 솔직하게 공개합니다

재테크를 시작한 지 약 1년. 지금 제 자산 구조입니다.

항목금액성격
비상자금 (파킹통장)약 165만원목표 500만원 (절대 안 꺼냄)
연금저축약 240만원55세까지 묶인 돈
IRP약 60만원연말 일시납입, 세액공제 활용
ETF 적립 (일반계좌)약 200만원장기 투자 (안 꺼낼 예정)
ISA약 200만원3년 후 인출 가능
합계약 865만원

합계가 865만원이지만, 이 중에서 전세 보증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은 사실상 ISA의 200만원(3년 후)뿐입니다. 비상자금은 건드리면 안 되고, 연금저축·IRP는 55세까지 묶여 있고, ETF는 장기 투자용이니까요.

현실은 냉정합니다. 전세 보증금에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전세로 옮기려면 얼마가 필요한가

경기 성남·용인 지역의 원룸·투룸 전세 시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알아봤습니다. (직방, 네이버 부동산에서 2025~2026년 실거래가 기준으로 확인한 시세입니다. 실제 매물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원룸 전세투룸 전세
성남 수정구·중원구8,000만~1억원1.1억~1.4억원
성남 분당구1억~1.5억원1.5억~2억원
용인 수지·기흥7,000만~1억원1억~1.3억원

분당은 비싸서 현실적으로 어렵고, 성남 수정구·중원구나 용인 기흥 쪽이 제 예산에 맞는 범위입니다. 원룸 기준으로 전세가 약 8,000만~1억원으로 잡겠습니다.

그다음은 전세대출 조건입니다. 40대인 저는 청년 버팀목(만 34세 이하) 대상이 아닙니다. 이용할 수 있는 건 일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또는 시중은행 전세대출입니다.

대출 상품조건한도금리 (2026년 기준)
일반 버팀목부부합산 소득 5천만원 이하, 무주택수도권 최대 1.2억원2.5~3.5%
시중은행 전세대출소득 제한 완화보증금의 80% 내외3.5~4.5%

일반 버팀목은 보증금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청년·신혼만 80%)

전세가 1억원이고 버팀목으로 70%(7천만원)를 대출받는다면, 자기 자본금은 3천만원이 필요합니다. 시중은행 전세대출을 받으면 80%(8천만원)까지 가능해서 자본금이 2천만원으로 줄지만, 금리가 1%p 이상 높아집니다.

현실적으로 버팀목 기준 3천만원, 시중은행 기준 2천만원을 목표로 잡겠습니다.


3천만원을 모으는 데 얼마나 걸리나

현재 월 여유자금 125만원 중 75만원은 이미 자동이체(연금·투자·비상자금)로 빠지고 있습니다. 남는 50만원에서 전세 자금을 추가로 모아야 합니다.

하지만 50만원 전부를 전세 자금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변동 생활비(각종 경조사, 병원비, 갑작스러운 지출)가 있으니까요.

현실적으로 전세 자금 적립에 월 20~25만원을 추가 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월 적립액3,000만원 달성 시점
20만원약 12년 6개월
25만원약 10년
30만원약 8년 4개월

솔직히 좀 막막했습니다. 적립만으로는 40대 후반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속도를 높이는 현실적인 방법들

계산만 보면 답이 없어 보이지만,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합하면 이보다 빨라질 수 있습니다.

1) 부업을 병행해서 월 수입을 늘린다

본업 연봉을 단기간에 올리기는 어렵지만, 퇴근 후나 주말에 부업을 하면 월 30~50만원 추가 수입이 가능합니다. 제가 알아본 40대 직장인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부업들입니다.

  • 블로그·유튜브 수익화: 지금 이 블로그처럼 재테크 경험을 콘텐츠로 만드는 것. 시간이 걸리지만, 광고 수익이 생기기 시작하면 월 20~50만원도 가능합니다.
  • 배달·대리운전: 주말이나 퇴근 후 2~3시간씩.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즉시 현금이 들어옵니다. 주말 하루 5~6시간 배달하면 월 60~80만원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 프리랜서 업무: 본업에서 쌓은 기술(엑셀, 자료 정리, 번역, 디자인 등)을 크몽이나 숨고에서 부업으로 활용. 건당 5~20만원 수준.
  • 중고 물품 판매: 한시적이지만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당근마켓·번개장터로 정리. 일시적이지만 50~100만원이 한 번에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부업으로 월 30만원만 추가 수입이 생기면, 전세 자금 적립이 월 25만원에서 55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납니다. 이것만으로 달성 기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2) 고정비를 한 번 더 줄인다

이미 155만원으로 고정비를 관리하고 있지만, 한번 더 점검하면 월 5~10만원은 추가로 줄일 수 있습니다.

  • 통신비: 알뜰폰으로 전환하면 월 5만원 → 2만원 (월 3만원 절약)
  • 보험료: 중복 보장되는 보험 정리. 실비 하나만 남기고 정리하면 월 3~5만원 절약 가능
  • 구독 서비스: 안 보는 OTT, 안 쓰는 앱 구독 정리. 월 1~2만원이라도

월 5만원만 줄여도 연간 60만원입니다. 이걸 전세 자금에 넣으면 3년이면 180만원 추가.

3) 연말정산 환급금 전액 투입

올해 예상 환급이 약 189만원입니다. 이걸 전부 전세 자금에 넣으면 적립 속도가 크게 빨라집니다. 앞으로 IRP·연금저축 납입을 늘리면 환급금도 커지므로, 매년 환급금을 전세 자금에 투입하는 게 핵심입니다.

4) ISA 만기 자금 활용

ISA에 현재 약 200만원이 있고, 매달 20만원씩 계속 넣으면 3년 후 만기 시 약 800만원 + 수익이 됩니다. 이 돈의 일부를 전세 보증금에 쓸 수 있습니다.

5) 시중은행 전세대출로 목표 금액 낮추기

버팀목 대신 시중은행 전세대출(80%)을 받으면 필요 자본금이 2천만원으로 줄어듭니다. 금리가 1%p 높지만, 일단 전세로 옮긴 뒤 월세 절약분(매달 30~39만원)으로 금리 차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들을 조합하면:

시나리오목표 금액예상 달성 시점
현재 속도 유지 (월 25만원)3,000만원약 10년
고정비 절감 + 환급금 + ISA, 시중은행 대출2,000만원약 3년
부업 병행(+30만원) + 환급금 + ISA, 시중은행 대출2,000만원약 2년

부업으로 월 30만원만 추가하고, 환급금과 ISA 만기(약 740만원)를 합치면 2년 안에도 가능합니다. 대기업 이직 같은 불확실한 변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것들로만 구성했습니다.


월세 vs 전세, 실제 비용을 비교해봤습니다

전세로 옮기면 정말 이득인지, 숫자로 비교해봤습니다.

현재 (월세):

  • 월세 55만원 + 관리비 12만원 = 월 67만원
  • 연간 주거비: 804만원

전세로 이동 시 (전세 1억원, 일반 버팀목 대출 7천만원, 금리 3%):

  • 대출 이자: 7천만원 × 3% ÷ 12 = 월 약 17만 5천원
  • 관리비: 약 10만원
  • 월 주거비: 약 27만 5천원
  • 연간 주거비: 330만원

월세 대비 매달 약 39만원, 연간 474만원 절약. 이 차이를 투자에 돌리면 자산 형성 속도가 크게 빨라집니다.

시중은행 전세대출(금리 4%)을 받는 경우에도:

  • 대출 이자: 8천만원 × 4% ÷ 12 = 월 약 26만 7천원
  • 관리비 포함 월 주거비: 약 37만원
  • 월세(67만원) 대비 매달 30만원, 연간 360만원 절약

어느 쪽이든 월세보다 전세가 연간 수백만원 절약입니다. 전세 보증금이 묶이는 건 기회비용이지만, 매년 360~474만원을 절약하는 효과가 훨씬 큽니다.


전세대출 받으려면 신용점수도 중요합니다

전세대출 금리는 신용점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전 글에서 마이너스통장 때문에 신용점수가 790점대로 떨어졌다가 819점으로 회복한 경험을 공유했는데,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이 점수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800점 이상이면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고, 800점 미만이면 0.3~0.5%p 높은 금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전세대출 7천만원 기준으로 0.5%p 차이는 연간 35만원, 2년이면 70만원입니다.

그래서 전세 이동 전까지 신용점수를 820점 이상으로 올려놓는 것도 전세 준비의 일부입니다.


40대가 전세대출을 받을 때 알아야 할 것

청년 버팀목은 만 34세 이하만 가능하므로, 40대인 저는 일반 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전세대출을 이용해야 합니다.

일반 버팀목 핵심 조건 (2026년 기준):

  •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원 이하
  • 무주택 세대주
  • 임차보증금: 수도권 3억원 이하
  • 전용면적 85㎡ 이하
  • 대출한도: 수도권 최대 1.2억원
  • 대출비율: 보증금의 70%
  • 금리: 연 2.5~3.5% (2026.02.27 기준 국토교통부 고시 변동금리)
  • 대출기간: 2년, 최장 10년까지 연장 가능

저는 연봉 4천만원(부부합산 해당 없음, 미혼)이므로 소득 요건은 충족합니다. 버팀목을 받을 수 있다면 시중은행보다 1%p 이상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어서 큰 차이가 납니다.

만약 소득이 5천만원을 넘는다면 버팀목은 불가능하고, 시중은행(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 경우 금리는 3.5~4.5% 수준이고, 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제가 세운 전세 이동 로드맵

현재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세운 계획입니다.

시점목표행동
지금고정비 점검 + 부업 시작알뜰폰 전환, 보험 정리, 부업 종류 결정
1년차전세 자금 700만원 확보월 25만원 적립 + 부업 수입 + 환급금(189만원) 투입
2년차전세 자금 1,400만원적립+부업 지속 + 환급금 투입
3년차전세 자금 2,100만원+ISA 만기 자금(약 740만원) 합류 → 전세 이동 실행

3년차에 ISA 만기 자금(현재 200만원 + 3년간 추가 적립분 = 약 740만원)이 합류하면 2천만원을 넘길 수 있고, 시중은행 전세대출(80%)을 활용하면 이 시점에서 전세 이동이 가능합니다. 부업을 병행하면 2년차에 이미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언젠가 하겠지”가 아니라 “매달 25만원씩 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구조를 만들어놓으면 시간이 해결해줍니다.


정리: 월세에서 전세로 가는 건 “절약”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월세에서 전세로 이동하면 매달 30~39만원, 연간 360~474만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 돈을 IRP, 연금저축, ETF에 넣으면 장기적으로 수천만원의 자산 차이를 만듭니다.

전세 보증금을 모으는 건 시간이 걸리지만, 모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월 25만원이 적어 보여도, 연말정산 환급과 ISA 만기(약 740만원)를 합치면 3년 안에 2천만원이 됩니다.

저처럼 월세 살면서 “이 돈이 아깝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오늘부터 전세 자금 통장을 하나 만들어보세요. 파킹통장이든 정기적금이든, 분리해놓는 것이 시작입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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